"근데 evidence가 뭐였지? 아까 외운 것 같은데…"
영어 지문 하나 읽다가 아이가 연필을 내려놓고 한 말이에요. 문장 구조는 대충 따라가는데, 과학 이야기 지문에 evidence, therefore, significant 같은 단어가 몇 개 섞이니까 거기서 딱 멈추더라고요.
초등 고학년쯤 되면 영어 지문이 갑자기 "설명하는 글"로 바뀌잖아요. 환경, 과학 실험, 역사, 경제 같은 주제요. 이런 글에 나오는 단어는 일상 회화 단어랑 결이 달라서, 중학 비문학 영어단어를 초등 때 조금씩 미리 익혀 두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하루 20개씩, 7일 동안 140단어를 모으는 단어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7개 행성을 하루에 하나씩 여는 우주 지도. 마지막 칸은 주간 복습이에요.
왜 만들었나: 단어장은 3일을 못 가더라고요
사실 단어장도 사 봤어요. 근데 단어장은 "보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아이는 다 외웠다고 하는데 다음 날 물어보면 반은 기억을 못 하더라고요. 그리고 솔직히 저도 매일 옆에서 시험 봐 주는 게 힘들었고요.
그래서 만들 때 딱 하나는 지키자 했어요. 보기만 하는 시간은 줄이고, 꼭 직접 떠올려서 고르거나 쳐 보게 하자. 틀린 건 그 자리에서 뜻이랑 예문을 보여 주고, 조금 뒤에 다른 문제로 또 나오게 했고요. 지문에 나오는 단어라서 예문도 지문에 나올 법한 문장으로 골랐어요.
만들 때는 AI 도구(Claude)의 도움을 받았고, 단어 뜻이나 예문은 제가 하나씩 열어 보면서 확인했어요.
Word Orbit Mission은 이렇게 진행돼요
설정은 우주 탐사예요. 탐사선 연료가 '단어'라서, 단어를 모아야 다음 행성으로 갈 수 있어요. 항법 AI '노바'가 길잡이 역할을 하고요. 행성마다 주제가 정해져 있어요.
- DAY 1 탐구의 행성 – 과학 (evidence, experiment, conclusion…)
- DAY 2 초록 행성 – 환경 (pollution, habitat, extinct…)
- DAY 3 공동체 정거장 – 사회 (citizen, policy, participate…)
- DAY 4 기술 위성 – 기술 (device, security, efficient…)
- DAY 5 고대 유적 행성 – 역사 (ancient, civilization, empire…)
- DAY 6 무역 성운 – 경제 (demand, supply, invest…)
- DAY 7 건강 기지 – 건강 (nutrient, symptom, prevent…)
앞의 DAY를 끝내야 다음 행성이 열려요. 아이가 이걸 은근히 신경 써요. 자물쇠 풀리는 맛이 있나 봐요 ㅎㅎ
① 단어 카드 한 장에 그림이랑 발음이 다 있어요

단어 카드 한 장. 뜻 아래에 쉬운 풀이가 있고, 오른쪽엔 기억용 그림이 있어요.
단어 하나에 카드 한 장이에요. 뜻 밑에 "어떤 주장이 사실이라는 걸 보여 주는 자료" 같은 쉬운 풀이가 붙어 있고, 오른쪽에 기억 장면 그림이 있어요. evidence는 돋보기로 발자국을 비추는 그림이에요.
[Word], [Example] 버튼을 누르면 단어와 예문을 소리로 읽어 줘요. 속도는 느리게/학습용/보통/빠르게 중에 고를 수 있고, 기기에 영국식 여성 음성이 있으면 그걸 먼저 골라요. 카드 아래에 "두 번 따라 말해 보세요"라고 적혀 있는데, 처음엔 안 하다가 요즘은 작게라도 따라 하더라고요.
그리고 카드 5장을 넘기면 중간에 "방금 본 5단어, 기억나나요?" 하고 짧은 확인 문제가 나와요. 20개를 한 번에 몰아서 보는 것보다 이게 훨씬 덜 지치는 것 같았어요.
② 퀴즈는 매번 묻는 방식이 달라요

카드에서 본 그림만 보고 단어를 고르는 문제. 과녁 한가운데 = accurate(정확한)
카드 학습이 끝나면 퀴즈로 넘어가요. 같은 단어도 매번 다른 방식으로 물어봐요.
- 뜻 보고 단어 고르기 / 단어 보고 뜻 고르기
- 그림 보고 단어 고르기
- 예문 빈칸 채우기, 문장 속 뜻 고르기, 예문 해석 고르기
- 품사 고르기, 동사 형태 고르기
- 영어 철자 직접 입력하기 (첫 글자와 글자 수 힌트가 있어요)
철자 입력에서 한 글자만 틀리면 "거의 맞았어요! 철자를 확인해요"라고 나와요. 그냥 오답이라고만 하면 아이가 억울해했을 텐데, 이 문구 덕분에 다시 보고 고쳐요.
③ 틀린 단어는 모양을 바꿔서 또 나와요

빈칸 채우기에서 틀렸을 때. 정답 단어의 뜻과 예문이 바로 나오고, 잠시 후 다시 나온다고 알려 줘요.
제가 제일 신경 쓴 부분이에요. 틀리면 "괜찮아요, 이렇게 기억해요"라는 문구와 함께 정답 단어의 뜻, 예문이 그 자리에서 보여요. 위 사진은 정답 Moreover 대신 However를 고른 장면이에요. 둘 다 문장을 잇는 말이라 아이도 헷갈려 했어요. 이렇게 지문 독해에 자주 나오는 연결어(therefore, moreover, although…)도 단어에 같이 들어 있어요.
퀴즈가 끝나면 틀린 단어만 모아서 보여 주고, 틀린 단어를 다시 공부하거나 곧장 재도전할 수 있어요. 재도전 문제는 처음과 다른 형태로 나오고, 다 맞혀야 그날이 끝나요.
④ 하루가 끝나면 XP랑 배지가 쌓여요

DAY 1 결과 화면. 첫 시도 점수, 얻은 XP, 오늘 틀렸던 단어가 한 화면에 나와요.
결과 화면에는 첫 시도 점수, 얻은 XP, 오늘 틀렸던 단어가 나와요. 문제를 맞힐 때마다 XP가 쌓여서 레벨이 오르고, 배지도 8개 있어요 (첫 탐험, 퍼펙트, 재도전 성공, 3일 연속, 철자 장인 등). 위쪽에는 연속 학습 일수도 보여서, 아이가 "오늘 안 하면 불꽃 꺼지지?" 하고 먼저 켜는 날도 있었어요.
둘째 날부터는 그날 단어 말고도 전날까지 배운 단어 중 약한 단어가 몇 개씩 섞여 나와요. 7일을 다 끝내면 마지막 칸 주간 복습(50문제)이 열리는데, 자주 틀린 단어가 더 많이 나오게 되어 있어요. 끝나면 주간 리포트에서 가장 약한 분야, 다시 볼 단어 목록을 볼 수 있고, 오답 노트는 언제든 열어 볼 수 있어요.
아이한테 도움이 됐던 점
제일 달라진 건 지문 읽다 멈추는 일이 줄었다는 거예요. 단어를 예문 속에서 계속 봐서 그런지, 비슷한 문장이 나오면 "이거 게임에 나온 거다" 해요. 틀려도 곧 다시 나오니까 틀렸다고 한숨 쉬는 일도 좀 줄었고요.
저도 편해졌어요. 매일 단어 시험 봐 줄 필요 없이 결과 화면이랑 오답 노트만 같이 보면서 "이 단어 어려웠구나" 한마디 하면 끝이에요.
물론 140개를 한 번에 다 외운 건 아니에요. 주간 복습에서 또 틀리는 단어도 있었고요. 그래도 단어장 펼쳤을 때보다는 끝까지 가는 날이 훨씬 많았어요.
다운로드 & 하는 방법
- PC: 내려받은 파일을 더블클릭하면 크롬이나 엣지에서 바로 열려요.
- 휴대폰·태블릿: 파일을 내려받은 뒤 크롬이나 사파리로 열어 주세요. 파일 앱의 미리보기 화면에서는 버튼이 안 눌리거나 소리가 안 날 수 있어요.
- 설치, 회원가입, 광고 없어요. 인터넷이 없어도 돌아가요 (글꼴만 기본 글꼴로 보여요).
- PC에서는 숫자키 1, 2, 3으로 보기를 고르고 Enter로 넘어갈 수 있어요.
- 발음이 안 들리면 오른쪽 위 톱니바퀴(설정)에서 음성 테스트를 눌러 보세요. 기기에 영어 음성이 있어야 소리가 나요.
- 진행 기록은 그 기기, 그 브라우저에 저장돼요. 다른 브라우저로 열면 처음부터 시작하니까 늘 같은 걸로 열어 주세요.
- 하루 분량(단어 20개 + 퀴즈)은 20~30분 정도 걸려요.
원래 중학교 3학년 비문학 수준으로 고른 단어라, 초등 고학년에게는 조금 어려운 단어도 있어요. 하루 20개가 많으면 이틀에 나눠 해도 괜찮아요. 앞에서 멈추면 다음에 열 때 [이어서 학습하기]로 이어져요.
마무리
이번 파일은 1주차(140단어)예요. 아이 반응 보면서 다음 주차도 이어서 만들어 보려고요. 참고로 확인해보니 사운드는 맥북인 경우 크롬에서 안될면 사파리에서 잘 될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