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학교폭력 피해가 역대 최고"라는 뉴스를 보고 마음이 덜컥하셨을 수 있습니다. 교육부가 2026년 9월 9일 발표한 '202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인데, 학교급 중에서 초등학생 수치가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숫자만 보면 불안해지기 쉽지만, 이 조사가 무엇을 묻는 조사인지 알고 보면 해석이 달라집니다. 우리 아이 일상에서 어떤 부분을 살펴보면 좋을지까지 함께 정리했습니다.

 

이 조사는 어떤 조사인가요

항목 내용

실시 기관 교육부 + 16개 시도교육청
조사 기간 2026년 4월 14일 ~ 5월 13일(4주)
조사 대상 초등학교 4학년 ~ 고등학교 3학년 전체 학생(전수조사)
참여 규모 약 319만 명, 참여율 81.9%
조사 방식 학생이 직접 응답하는 온라인 자기보고식 조사

여기서 먼저 짚어둘 부분이 있습니다. 조사 대상이 초등학교 4학년부터라는 점입니다. 뉴스에 나오는 '초등학생 5.7%'는 초등학교 1~3학년이 빠진 4~6학년 기준 수치입니다.

또 하나, 이 조사는 학교폭력으로 신고·처리된 건수를 센 통계가 아니라 학생이 "피해를 경험했다고 느끼는지"를 묻는 인식조사입니다. 그래서 결과를 부를 때도 '피해율'이 아니라 '피해응답률'이라고 합니다.

 

초등학생이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초등학교 5.7%, 중학교 2.3%, 고등학교 0.8%로 학년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고, 전체는 2.9%였습니다.

전체 피해응답률 2.9%는 2020년(0.9%)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다만 2020년은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많아 학교에서 마주칠 일 자체가 적었던 해라, 그해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피해응답률은 올랐는데 가해응답률은 오히려 내려갔습니다. 전체 0.8%(0.3%p 감소), 초등학교는 1.6%로 0.8%p나 줄었습니다. 목격응답률은 6.7%로 0.6%p 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엇갈림을 두고 "괴롭힘을 참지 않고 피해라고 인식하는 아이들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봅니다. 즉 숫자가 오른 것이 곧 실제 폭력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디서, 언제 일어날까요

학부모 입장에서 가장 실질적으로 참고할 만한 부분입니다.

전체 발생의 69.6%가 학교 안에서 일어났고, 그중 교실이 28.2%로 가장 많았습니다. 시간대로 보면 쉬는 시간 29.8%, 점심시간 21.2% 순입니다.

수업시간이 아니라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교실과 복도에 몰려 있습니다. 선생님 눈이 잠깐 닿지 않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아이에게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어?"라고 묻기보다 "오늘 쉬는 시간에 누구랑 놀았어?", "점심 먹고 뭐 했어?"처럼 시간대를 콕 집어 물으면 아이가 훨씬 구체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초등학생에게 많은 유형

전체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 37.8%, 집단 따돌림 17.1%, 신체폭력 15.7%, 사이버폭력 7.0%, 성폭력 5.2% 순입니다.

전년과 비교하면 언어폭력(1.2%p 감소)과 사이버폭력(0.8%p 감소)은 줄고, 신체폭력(1.1%p 증가)과 집단 따돌림(0.7%p 증가)은 늘었습니다. 초등학생은 특히 신체폭력(17.5%)과 강요(6.5%) 비중이 다른 학교급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초등 저·중학년에서는 "장난이었다"는 말로 넘어가는 밀치기, 때리기, 심부름 시키기가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친구가 장난으로 그랬어"라고 말할 때, 장난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기준은 그 행동을 하는 쪽이 아니라 받는 아이가 싫다고 말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고학년 부모가 알아둘 신종 유형

이번 발표에서 교육부가 따로 언급한 것이 '야차룰', '스파링' 같은 신종 유형입니다. 맨손으로 싸우게 해놓고 "서로 합의한 것"이라고 포장해 처벌을 피하려 하거나, 그 장면을 촬영해 SNS에 올리고 영상을 거래하는 형태입니다.

촬영과 유포가 뒤따르기 때문에 피해가 학교 밖으로 번지고, 관계없는 아이들까지 영상에 노출됩니다. 교육부는 이런 유형을 중대 사안으로 보고 엄격하게 심의·조치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경찰청·학교전담경찰관(SPO)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로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확산된 형태지만, 초등 고학년도 SNS와 영상 플랫폼을 통해 접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이런 단어를 꺼내면 가볍게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학교에서 달라지는 것

교육부가 함께 내놓은 후속 계획 중 학부모와 맞닿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용 시기

학교폭력 예방 '어울림 더하기' 선도학교 운영(체험·실천 중심) 2026년 2학기부터
관계회복 숙려제도 적용 대상 확대 및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2026년 3월 도입, 확대 추진
갈등 대처·방어행동 실천 중심 교육자료 개발·보급 추진 중
맞벌이 학부모 대상 직장 내 학부모교육 확대 2026년 하반기
피해학생 전문지원기관 확대 시도교육청과 협력 추진

'관계회복 숙려제도'는 사안이 접수됐을 때 바로 심의로 넘기지 않고, 양쪽이 동의하면 일정 기간 관계 회복을 먼저 시도해 보는 제도입니다. 올해 3월 도입돼 적용 대상을 넓혀가는 단계이며, 학교와 지역에 따라 운영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학부모가 꼭 확인할 부분

  • 이번 수치는 초등 4~6학년 기준이며, 신고 건수가 아니라 학생 본인의 응답을 집계한 결과입니다.
  • 피해응답률은 올랐지만 가해응답률은 내려갔습니다. 숫자 하나만으로 "학교가 위험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 초등학생은 신체폭력과 강요 비중이 다른 학교급보다 높습니다. "장난"으로 넘어가는 상황을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 발생이 몰리는 시간은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장소는 교실과 복도입니다. 아이와 대화할 때 이 시간대를 구체적으로 물어보세요.
  • 우리 학교의 관계회복 숙려제도 운영 방식은 학교마다 다를 수 있으니, 담임 선생님이나 학교 책임교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마무리

통계는 우리 아이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체 학생의 평균입니다. 5.7%라는 숫자를 보고 불안해지기보다는, 아이가 학교에서 보내는 하루 중 어느 시간이 비어 있는지를 알게 됐다는 쪽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오늘 저녁에 한 가지만 해보신다면, "오늘 쉬는 시간에 뭐 했어?"라고 물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아이가 답하기 쉬운 질문이고, 평소 대답과 달라지는 때가 있다면 그때부터 살펴보면 됩니다.

혹시 상황이 걱정되는 단계라면 담임 선생님, 학교 책임교사, Wee클래스에 먼저 상담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24시간 상담이 필요할 때는 학교폭력 신고 상담전화 117을 이용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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